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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과학 [사회과학] [형사고소 변호사 / 고소대리] 고소장 제출 전에 고민해야 할 것들
2024.09.06 00:34
[사회과학] [형사고소 변호사 / 고소대리] 고소장 제출 전에 고민해야 할 것들
[형사고소 변호사 / 고소대리] 고소장 제출 전에 고민해야 할 것들
고소·고발 사건이 많다는 말은 항상 있어 왔지만, 체감하는 고소사건은 더 늘어가는 것 같습니다. 최근 구치소에 방이 모자라 실형을 잘 선고하지 않는다는 검증되지 않은(!) 카더라 통신까지 들립니다. 법률상담 오시는 의뢰인들도 형사고소에 적극적인 분들이 많습니다.
사실 법적 분쟁의 상당수는 돈거래와 관련되어 있고, 돈거래라는게 대개 친인척이나 친구 등 어느정도 친분이 있는 사이에서 생깁니다. 결국 '친한(친했던) 사람'을 경찰서에 끌고 가는 셈이 되는데, 두 가지 심정이 교차합니다. '내가 돈 때문에 친구를 쇠고랑 채워야 하나'는 망설임, 그리고 반대로 '모르는 사람도 아닌 친구간에 어떻게 나에게 이럴 수 있냐'는 분노입니다.
심정적인 부분이야 본인이 스스로 정리하고 결단내릴 부분이지만, 사실 전략적인 면에서도 형사고소는 상당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고소장을 수사기관에 출하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중요한 액션(!)이므로, 고소장 제출 전에 반드시 체크해야 할 사항들이 있습니다.
1. 친고죄 혹은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는지 확인한다.
매우 중요한 사항인데, 생각 외로 일반인들(비법률가)이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소인은 언제든지 고소를 취하함으로써 사건을 마음대로 종결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시던데, 어디까지나 '극히 일부 범죄'에 한하여만 맞는 말입니다.
우리가 실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폭행, 명예훼손 등의 범죄, 그리고 최근 개정 전 상당수 성범죄가 친고죄/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였)고, 뉴스에서도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해 사건이 종결되었다"라는 보도가 자주 나와 아마도 그런 오해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우선 친고죄는 범죄의 피해자 기타 법률이 정한 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범죄이고, 반의사불벌죄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입니다. 뭐가 다른지 어렵지요?
법률상 개념의 차이는 분명히 있지만, 고소인 입장에서 중요한 효과는 공통적입니다. 바로 '낙장불입'이 적용되느냐 여부이지요.
우리 법이 정하는 범죄들 대부분은 '낙장불입'이 적용됩니다. 일단 고소장을 내면, 아무리 고소를 취하하고 "합의했으니 벌하지 말고 집에 보내주세요"해도 검사가 유죄라고 판단하면 기소되어 재판을 받습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일부 범죄는 친고죄/반의사불벌죄로 정하여 피해자(고소권자)가 고소를 취하하거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시하면 형사절차를 그대로 종결시키는 것입니다(수사단계라면 기소하지 않고, 재판단계라면 유/무죄 판단을 하지 않고 공소를 기각합니다).
정리하자면 전체 범죄 중 극히 일부인 몇몇 친고죄/반의사불벌죄를 제외하고는, 고소장은 한 번 제출하면 돌이킬 수 없습니다.
2. '낙장불입'이 왜 중요한가?
고소 전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느냐 여부에 따라 고소장 제출 후 고소인의 협상력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사기죄는 친고죄도 반의사불벌죄도 아닙니다. 친구가 1억을 안 갚아서 고소했다고 칩시다. 친구한테 "돈 갚으면 고소 취하해줄게" 하면 뭐라고 할까요?
양심이 남아있는 사람이라면 "최대한 갚을테니 부탁해" 하겠지만, 전과 좀 있고 법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말할 겁니다. "내가 1억 다 갚으면 집행유예를 기대해볼 수 있겠지만 지금 그럴 돈도 없고 기껏 2,3천 갚아봤자 어차피 실형에 2개월 줄어드는 정도야. 니가 감히 나를 고소해? 나는 감방가면 그만이야. 너한테는 1원도 못 갚아."
이는 일단 고소장이 접수된 이상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하더라도 기소되어 재판받는 것을 막을 수 없고 단지 양형 참작 사유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기꾼에게 돈이 많으면 되도록 갚아서 실형을 피하려는 노력을 할 겁니다. 하지만 돈이 없어서 누구에게라도 빌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차피 다 못갚으면 실형인데 뭐하러 갚냐'며 배째라고 나오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반응이 예상된다면 형사고소 시점을 신중히 결정해야 합니다.
요컨대 고소장을 제출하면 형사사건이 본격화 되어 자신의 협상력이 더 커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모든 경우에 그렇지는 않다는 말입니다. 상대방이 어떤 사람이냐를 파악한 후 고소 시점을 결정해야 합니다.
친고죄/반의사불벌죄인 경우에는 위와 달리 고소 후에도 협상력을 상당수준 유지할 수 있습니다.
3. 형사고소 이외의 방법을 미리 알아보고 순서를 정한다.
형사고소 외의 방법을 무조건 선행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사안에 따라 그 순서는 달라지는 것이지요, 다만 형사고소의 파급효과가 워낙 크므로 다른 방법이 있다면 고소장 제출 전에 모두 파악하여 순서를 결정한 후 행동에 나가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변호사 명의의 내용증명을 보내어 압박한다거나, 회사 내의 사건이라면 우선 내부 감사팀에 알려 공론화시킨다거나, 가족간의 일이라면 영향력 있는 중재자를 포섭한다거나, 상대방의 가족/지인과 연락하는 방법 등이지요.
사람이라는 게 비슷한 듯 하지만 또 다 제각각입니다. 딱 봐도 '꾼'이다 싶고 재산도 다 빼돌려 놓아 별 기대 없이 내용증명을 보냈는데 곧바로 돈을 갚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점잖고 사회적 지위도 있어 보이는데 고소하라고 배째라는 사람도 있지요. 해 보기 전에는 모를 일입니다.
특히 민사소송과 관련하여 고민하게 됩니다. 형사 고소의 최종 목적이 돈을 받는 일인 경우에 더 그렇습니다. 형사고소부터 덜컥 하면 무조건 민사 소송에 도움이 될까요? 단정할 수 없습니다. 이에 관하여는 기존에 쓴 글에 자세히 적었으므로 관심있는 분은 아래 링크를 참고바랍니다.
4. 형사고소가 상대방에게 어떤 타격을 입힐지 '구체적으로' 예상해 본다.
단순히 '고소하면 벌 받는다'의 단선적 사고가 아니라, 고소를 한 후 단계별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구체적으로 예상해야 합니다. 고소할 범죄명, 처벌수위, 수사기간, 상대방의 직업이나 상황에 따른 변수 등을 고려합니다.
이 과정을 거쳐야 내가 가진 '형사 고소'카드를 언제 어떻게 '얼마나' 활용할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소해 처벌받아봤자 벌금형 얼마 정도는 별로 겁도 안 먹는 상대방이라면 단순히 '고소하겠다'는 엄포만으로는 부족하겠지요. 또 상황에 따라서는 형사처벌 자체보다 고소에 따른 다른 파급효과를 겁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5. 분쟁이 본격화되기 전에 증거를 수집한다.
기소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소인이 중요 증거를 고소장 단계에서부터 최대한 수집해 제출해야 합니다. 고소장 자체는 민원센터에서 주는 종이에 슥슥 적어 내도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지만, 수사관이 사건을 대하는 태도 역시 딱 그 정도가 될 가능성이 높지요.
사실 이혼소송이랑 비슷합니다. 열받아서 이혼소장부터 날리는 사람은 하수입니다. 주도면밀한 사람은 귀책사유 입증이나 양육권, 재산분할에 대비해 장기간 조용히 준비한 후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나면 비로소 소장을 제출하지요. 이빨을 드러내기기에 앞서 (상대방이 나를 아직 마음 약한 착한 사람으로 얕보고 있을 때) 증거를 수집해야 합니다.
증거 수집이라는 게 별 게 아닙니다. 예를 들어 차용금사기의 경우 빌려갈 때 말한 명목과 실제 사용처가 다르다는 사실, 또 자신의 재력에 대해 거짓말을 했느냐 여부 등이 기소 여부에 중요하게 고려됩니다.
따라서 "저번에 7월 곗돈 타면 준다고 했잖아?", "그때 빌려서 병원비 쓴다더니 제수씨한테 물어보니 실손보험 다 탔다던데 어찌된거야?"라고 물어보고 (뭐라고 하든) 답을 들어 문자나 카톡을 저장해놓는 간단한 작업도 훌륭한 증거가 됩니다.
이상적으로는 이 준비단계에서 변호사의 조언을 받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이제까지 진행된 상황을 변호사가 살펴본 후 이런 것은 기소하는 데 필요한 좋은 증거다, 저것은 상대방에 유리한 내용이다. 이런 것을 추궁해 대답을 녹취해라. 이런 의문점이 있으니 해소되어야 검사를 설득할 수 있다, 이런 서류를 떼 봐라 등의 구체적 조언을 해 줄 수 있습니다.
6. 고소대리 : 고소장 제출 전 단계가 승패를 가른다.
사실 '고소대리'라는 말이 아직 생소한 분들이 많을 겁니다. 다른 글에서도 언급(푸념?)했지만, 변호사들끼리 만나면 서로 자기가 더 고생했다고 징징대는 사건 중에 상당수가 고소대리입니다.
재판 사건에 비해 비정형적인 일이 많아 손은 많이 가는데, 정작 의뢰인들은 '수사는 검사가 하는 거 아니냐'는 생각에 수임료에도 인색하고 공을 잘 안 알아주거든요. 그리고 기소 여부 예측은 재판 결과보다 더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 열심히 준비했는데 싱겁게 불기소가 되어 의뢰인 앞에서 면을 못 세우는 경우도 많습니다(또 푸념입니다).
일단 고소장이 제출되고 나면 상대방도 정신 바짝 차리고 변호인을 선임해 방어하므로 일이 까다로워집니다. 고소장 작성 단계에서 충실한 준비가 필요하며, 고소장을 언제 어떻게 낼 지에 대한 고민 자체도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출처] https://blog.naver.com/mujinlaw/22129133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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