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 사진을 찍기만 하고 서랍 속에 내버려 둔 1회용 카메라를 모아 전시회를 연다.
예술가들이나 사진작가나 다른 유명인사들이 사용했던 것이라면 금상첨화다. 전시장의 풍경은 이렇다. 똑같은 1회용 카메라가 쭉 늘어서 있고, 그 밑에는 사용자의 이름이 새겨진 표찰이 붙어 있다. 굳이 미술사적으로 분류를 하자면 ‘미니멀 아트(Minimal Art)’ 형식이 되리라.
데이빗 오웬 / 2000년 8월 21일
- 역은이 노트 : 누군가의 오늘을 기록한 1회용 카메라. 혹자는 그 안에 있는 필름을 꺼내 현상하고, 분명 인화도 하겠지만, 또 다른 혹자는 그저 이 카메라와 필름 그 자체가 온전한 예술작품으로 남겨지기를 바랄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러한 결정권이 구매자의 손에 남겨지기를 상상한다.